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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역할 변화의 시대

· 약 3분
조준철
HandStack 개발자

과거 COBOL부터 현대의 노코드(No-code) 툴에 이르기까지, "이제 개발자는 필요 없다"는 패턴이 수십 년간 반복되면서도 매번 빗나가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적 이유 때문만은 아닐겁니다.

왜냐하면 소프트웨어 개발은 소프트웨어의 본질적인 특성비즈니스의 복잡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패턴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이유 4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논리'의 문제

개발 '언어' 라는 단어에 주는 오해 일 수도 있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은 코딩을 '외국어 배우기'처럼 생각하여, 문법만 쉬워지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개발의 핵심은 비즈니스 로직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하는 것입니다.

  • 추상화의 한계 영어 문장처럼 쓴다 해도(COBOL), 결국 조건문, 반복문, 데이터 타입, 예외 처리를 정밀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 모호함의 불허 비즈니스 요구사항은 흔히 모호합니다. 하지만 컴퓨터는 0.1%의 모호함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 모호한 요구사항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완벽한 논리로 치환하는 과정이 바로 '개발'이며, 이는 숙련된 추론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2. 요구사항의 비가역적 팽창

경제학의 '제번스 역설(효율성이 높아질수록 자원 소모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소프트웨어에도 적용됩니다.

  • 도구가 좋아져서 간단한 앱을 1시간 만에 만들 수 있게 되면, 대부분의 고객 들은 "그럼 이제 개발자가 필요 없겠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남는 시간에 훨씬 더 복잡하고 고도화된 기능을 넣어달라"**고 요구합니다.
  • 기술이 쉬워질수록 사용자의 눈높이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며, 결국 그 높은 난이도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전문 개발자가 투입됩니다.

3. 유지보수와 통합의 반복 프로세스

초기 구축은 노코드/로우코드 솔루션 또는 AI 기반의 자동 생성 도구로 빠르게 가능할지 몰라도, 시스템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변합니다.

  • 성능과 최적화 대규모 트래픽이 발생하거나 보안 이슈가 생기면 자동 생성된 코드는 블랙박스가 되어 수정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 레거시와의 통합 모든 시스템은 고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존 데이터베이스, 외부 API, 클라우드 인프라와 엮이는 순간 전문적인 아키텍처 설계 능력이 필수적이 됩니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스펙 주도 개발 으로 문서화와 지침으로 멀티 AI 에이전트 기반의 개발 방법론이 업계 관심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4. 추상화 누수 법칙

조엘 스폴스키가 제안한 이 법칙에 따르면, "모든 추상화는 결국 어느 정도는 새어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 개발 도구가 코드를 숨겨주더라도,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거나 성능이 저하될 때는 결국 그 밑단의 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 도구가 편리해질수록 그 도구 자체가 가진 한계와 오류를 해결해야 하는 **'도구 전문가'**가 되어야 하며, 이는 다시 전문 개발자 계층의 형성으로 이어집니다.

개발자 역할 변화의 흐름

역사가 증명하듯, 새로운 도구는 개발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가 다루는 **'추상화의 수준'**을 높여왔습니다.

  • 과거 최적화 된 메모리 관리와 기능을 고민하던 개발자
  • 현재 비즈니스 아키텍처와 AI 오케스트레이션을 고민하는 개발자

결국 "누구나 코딩할 수 있다"는 비전은 **"누구나 단순한 도구를 쓸 수 있다"**는 수준에서 실현될 뿐,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를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문제 해결사'**로서의 개발자 수요는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